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공건설공사 원가공개가 헌법상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법무법인 동인과 법무법인 서울이 경기도의 건설공사 원가 공개의 위법성 여부를 따져본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공건설공사의 원가공개 대상을 2015년 1월 1일 이후 계약한 공사로 소급 적용하겠다”며 “과거 4년간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 계약(변경)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가 추가 공개되면 공공건설의 투명성을 높이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당초 오는 9월1일부터 도와 직속 기관이 발주하는 계약금액 10억원 이상의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1월1일부터 현재까지 계약 체결된 1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는 133건으로 전체 금액은 3253억원에 달한다. 정보공개 대상 건설사는 총 115곳이다.
최근 경기도는 산하 사업(감독)부서에 과거 4년치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 △계약내역서 △설계변경내역서 △원ㆍ하도급 대비표 △하도급 내역서 △준공(정산) 내역서에 대한 홈페이지 등록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앞으로 체결되는 계약 건도 등록사유 발생일로부터 7일 이내에 등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영업비밀 노출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도 이와 비슷했다.
현행 법령 개정 없이 공공 발주기관이 추가 공개항목을 일괄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무법인 동인은 ‘위법’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서울도 건설공사 원가의 영업비밀 성격상 공개를 위해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 관계자는 “공사관련 내역서는 경기도 발주 공공건설공사의 입찰과정에서 취득한 것으로,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영업비밀로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이나 지방계약법에는 일반에 건설공사원가를 공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법무법인들은 지자체가 건설공사원가(내역서)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도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동인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해 재산권 보장 및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업체들의 원가는 기업의 영업비밀이자 기업 생존에 필요한 노하우로, 공공공사 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낙찰자 결정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어 특정업체의 공사원가를 일률적으로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봤다.
법무법인 서울은 건설공사 원가공개 근거를 법령에 규정하더라도 모든 낙찰 건설사의 공사원가를 일괄로 공개하면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비낙찰 건설사의 원가공개는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공정입찰을 위해 공개가 필요한 경우라도 ‘일정기간 경과’ 등 공개시기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건설공사 원가공개를 2015년부터 소급적용한 것에 대해서도 헌법상 ‘소급금지의 원칙’, ‘신뢰보호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건협 관계자는 “이 지사의 공사원가 공개가 위헌, 위법 소지가 있다는 법률적 판단이 나온 만큼 공개금지소송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