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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신용대출 급증은 은행 탓이 아니다
기사입력 2020-09-16 07:00:09   폰트크기 변경      

 최근 신용대출이 많이 늘긴 했다. 지난 달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5조7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신용대출은 말 그대로 대출자의 신용을 담보로 취급하는 여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주의 신용등급 및 상환능력 등을 은행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심사한다. 금리와 한도도 차주마다 은행마다 제각각이다. 각 은행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재량에 따른다.

 불편한 건 이를 대하는 금융당국의 태도다.

 금융당국은 6월 이후 신용대출 급증 배경을 은행의 대출경쟁으로 꼽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우회로로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 차원에서의 신용대출 관리도 당부했다. 심사를 강화하라는 엄포다.

 신용대출의 활용처는 다양하다. 주택구입 자금으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주식 및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고 단순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주택구입을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게 마치 잘못된 것인 것처럼 몰고가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1∼2등급의 신용대출 금리는 주담대 보다 낮은 상황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춰놓고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했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늘었다고 탓하는 건 온당치 않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차주들이 자신의 신용을 담보로 자금을 더 빌려, 자신이 쓰고 싶은 곳에 이자를 내면서 사용하겠다는 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오히려 현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취급되는 은행권의 코로나19 정책용 자금 대출이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들은 9월 만기에 앞서 코로나19 대출의 원금 상환 만기와 이자 납기를 미뤘다. 이와 관련된 대출과 이자 규모는 4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상반기 늘어난 신용대출 규모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규모에 더해 대출의 질도 문제다. 이자까지 내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 가능성이 높아 악성 연체자가 될 수 있다. 건전성 측면만 놓고 보면, 신용대출보다 코로나19 대출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에 꼬리표를 달지 말고, 은행이 알아서 심사할 수 있도록 둬야 한다. 지금은 시장의 자정(自淨) 능력을 믿을 때다.

 

홍샛별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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