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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판례여행]한번 폐기물은 영원한 폐기물인가?
기사입력 2020-09-17 05:00:19   폰트크기 변경      
   

폐기물관리법 제2조제1호에서는 “폐기물이란 쓰레기, 연소재(燃燒滓), 오니(汚泥), 폐유(廢油), 폐산(廢酸), 폐알칼리 및 동물의 사체(死體)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은 모두 폐기물인가? 그 구체적인 판단기준은 무엇인가?

대법원에서는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ㆍ연소재ㆍ오니ㆍ폐유ㆍ폐산ㆍ폐알칼리ㆍ동물의 사체 등의 물질이 당해 사업장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이상 그 물질은 구 폐기물관리법에서 말하는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당해 사업장에서 폐기된 물질이 재활용 원료로 공급된다고 해서 폐기물로서의 성질을 상실한다거나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신고의무가 없어진다고 볼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1. 6. 1. 선고 2001도70 판결,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도6081 판결).

대법원에서는 또 “그 물질을 공급받은 자가 이를 파쇄, 선별, 풍화, 혼합 및 숙성의 방법으로 가공한 후 완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물질을 공급받는 자의 의사, 그 물질의 성상 등에 비추어 아직 완제품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공과정을 거쳐 객관적으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다고 사회통념상 승인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그 물질은 그때부터는 폐기물로서의 속성을 잃고 완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물질로 바뀌었다고 할 것이어서 그 물질을 가리켜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않게 된 폐기된 물질, 즉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3116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3108 판결).

결론적으로 법원은 객관적 사용가치, 주관적 사용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안별로 폐기물의 해당여부를 달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객관적으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다고 사회통념상 승인될 정도에 이르는 것이 ‘폐기물성’을 벗어나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인 것이다.

최근 대법원은 건설환경분야 사업활동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순환골재’ 등을 건설폐기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0. 3. 27. 선고 2017추5060 판결). 상기의 판단기준에 의하면 ‘순환골재’ 등도 건설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예컨대 ‘순환골재’는 파쇄, 선별, 혼합 등 물리적ㆍ화학적인 가공과정을 거쳐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객관적 사용가치, 주관적 사용 의사 등이 ‘건설폐기물’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한번 폐기물은 영원한 폐기물인가? 누구도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환경보전’이 최우선의 가치이고 폐기물의 특성상 그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우려가 배제될 수 없어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폐기물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폐기물관리법 등에 ‘폐기물’의 정의, 그 구체적인 판단기준 등을 명확하게 정하고, 이에 근거한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추상성’과 ‘모호성’을 최소화해야 될 것이다.

김도형 법무법인(유)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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