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조세 회피 겨냥 ‘유보소득세’…애꿎은 中企만 잡을라”
기사입력 2020-09-21 06:00:10   폰트크기 변경      



 자금조달 제약 커 현금 쌓아놓은

 중소기업 표적 될 가능성 높아

 주택건설업체 대부분 과세 대상

 

 업종ㆍ규모별 운용 환경 다른데

 일률적 과세기준 적용도 문제

 공사입찰 때 경영평가 점수 위해

 유보금 확보 중소건설사 피해 우려



정부가 내년 도입을 추진하는 ‘배당 간주 소득세(이하 유보소득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조세 회피 우려가 있는 기업을 잡아내려는 정책 취지가 자칫 주택건설업계 등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배당하지 않고 유보금을 많이 쌓은 개인 유사법인에 유보소득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과세 요건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80%를 넘는 회사(개인 유사법인)로, 당기순이익의 50% 또는 전체 자본의 10%(적정 유보소득)가 넘는 액수를 연간 사내유보금으로 쌓는 회사다.

기재부는 이들 기업의 경우에는 일반적 주주 구성을 갖춘 법인으로 보기 어려워 조세 회피에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적정 규모 이상의 유보소득을 배당하지 않고 쌓아두면 투자의 선순환을 제약하는 만큼, 해당 업체에 소득세를 물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문제는 이같은 정책 목적과는 달리 애꿎은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비상장이면서 가족회사가 과세 대상이 되면 중소기업이 주 타깃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비상장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법인의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이 80% 이상인 기업이 조사 대상 전체의 절반(49.3%)에 달했다.

또한,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 대부분은 최대주주ㆍ특수관계자 지분율이 80% 이상으로 개인 유사법인에 해당돼 유보소득 과세 대상에 해당된다.

대기업과는 달리, 자금조달 제약이 커 현금을 쌓아놓은 중소기업들이 유보소득세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다.

앞서 조세재정연구원은 2016년 기준 중소기업의 사내 유보금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은 58%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31.4%인 것과 비교하면 1.5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자금 운용 환경이 천차만별인데 과세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업종 특성상 유보금을 쌓아둘 수밖에 없는 건설업도 유보소득세가 도입되면 영업상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주택 등 개발사업은 택지 매입과 사업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거쳐 분양까지 3~5년이 걸리는 장기 사업으로, 투자금액을 회수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과세가 적용되면 배당을 더 줄이는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100억원 이하의 공공공사에 주력하는 중소 건설사들도 유보소득세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들은 공사 입찰 과정에서 수행능력평가 중 15점에 달하는 경영상태평가 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유보금을 쌓아놓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유보소득세는 오히려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라며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여론만 살피는 정부의 행태가 답답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유보소득세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거세지자 일반적인 사업 활동을 위해 유보금을 쌓아놓은 기업들은 과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례가 명시되지 않는다면 형평성에 어긋날 뿐더러 ,또 다른 불법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e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e대한경제i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