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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짙은 먹구름
기사입력 2020-10-15 06:00:13   폰트크기 변경      
선행·동행·고용 지표 악화…잇단 규제법안 악재

건설산업을 둘러싼 기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주택 인허가 등 선행지표와 건설기성 등 동행지표는 물론 일자리를 나타내는 고용 지표의 감소세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건설산업을 옥죄는 규제는 여기저기서 남발되고 있다.

건설산업에 먹구름이 가득해지면서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그리고 가계소득 확대라는 한국경제의 선순환 구조 구축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경기 지표 줄줄이 '곤두박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주택 인허가 실적은 25만7294호.

전년 동기(28만2944호)보다 9.1% 줄어든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정이 더욱 심각한 것은 주택 인허가 실적의 비교 대상을 확대할 경우 감소폭이 더욱 확연하다는 점이다.

8월 누적 기준 과거 5년 평균 주택 인허가 실적은 38만9845호로, 올 들어서 무려 40% 가까이 급감했다.

주택 착공과 분양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 1~8월까지 주택 착공 실적은 30만6529호로, 지난 5년 평균치(33만8237호)에 비해 9.4% 줄었다.

같은 기간 주택 분양 실적은 과거 5년 평균(23만203호)보다 9.9% 감소한 20만7477호에 그쳤다.

대표적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3월 건설기성(불변)은 10조465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한 이후 4월(9조4970억원) 들어 3.3% 감소로 전환하고선 5월(9조4530억원·-5.3%), 6월(10조9370억원·-3.7%), 7월(9조2800억원·-1.2%), 8월(8조4920억원·-9.4%)까지 마이너스에 갇혀 있다.

건설산업의 일자리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1월을 제외하고는 올해 건설업 취업자 수는 7개월 연속 적게는 6000명에서 많게는 6만명 이상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7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0명 증가한 이후 2월 들어 195만1000명으로, 1만명 감소로 돌아섰고, 3월 196만명(-2만명), 4월 193만4000명(-5만9000명), 5월 197만9000명(-6만1000명), 6월 199만5000명(-6만2000명), 7월 202만9000명(-2만3000명), 8월 202만5000명(-6000명)까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규제·처벌에 멍드는 건설산업

건설산업의 선행·동행·고용 지표의 하향곡선도 문제이지만, 더 큰 걱정은 규제와 처벌 중심의 건설산업 법안이다.

건설산업 때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법안은 건설안전특별법이 대표적이다.

건설안전특별법은 건설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조항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건설사고의 책임을 법인 대표자에 물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건설사 CEO(최고경영자)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은 그동안 경기 회복에 올인했던 건설사 CEO를 한 순간에 전과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

건설안전특별법이 건설사 CEO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모든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관리실태 직접 확인 또는 보고, 사고 예방조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근로자가 사망하게 되면 사업주가 처벌을 받도록 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건설안전특별법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건설안전특별법은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설사의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했는데, 안전관리에 집중하다가 예기치 못하게 한 차례의 과실을 범한 건설사는 곧바로 퇴출 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건설근로자의 기능별·직종별 적정임금을 정해 고시하도록 한 건설근로자법은 일정 낙찰률에 맞춰 투찰하는 공공공사 입낙찰제도의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입낙찰제도는 적정임금을 반영하더라도 낙찰률에 의해 노무비 삭감과 공사비 부족 등의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조적 행위를 담합행위로 처벌하고, 정보교환도 담협 유형으로 규정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 고용보험을 적용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도 건설산업을 압박하는 규제 법안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선행·동행·고용 지표의 흐름을 보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건설산업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회복을 위해선 선행 지표와 일자리 지표를 개선하고, 민간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규제 완화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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