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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건설산업 이해도 전무, 함량 미달 조달청 국감
기사입력 2020-10-14 17:14:11   폰트크기 변경      

조달청, 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 적격자 선정 놓고

과거 감사원 지적 인용해 “예산 낭비시켰다” 질타

법원서 “예가초과 낙찰 문제없다” 결론불구 되풀이

 

 

올해도 어김 없이 건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함량 미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국회는 정부 ‘적정공사비’ 확보 취지와 어긋나는 예산절감만 바라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2년 전 지적 사항을 근거로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어긋나는 질의를 하기도 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감사원의 조달청 감사 결과 자료를 인용해 “조달청이 한국은행 별관공사의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에서 예정가격을 초과한 입찰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해 차순위업체 입찰가와의 차액 462억원만큼 예산낭비를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예산낭비의 근거로 기획재정부의 ‘예정가격 범위 내 낙찰은 국가계약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에도 적용 돼야한다’는 지난 2018년 11월 발표한 유권해석을 들었다. 하지만 박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올해 2월 선고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조치라는 게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한국은행 별관공사 입찰과 관련한 법원의 최종 판단은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에서 계약금액이 증가했다고 해 그것이 반드시 국가에 불리한 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종합심사낙찰제나 적격심사 입찰과 달리 기술제안입찰제도는 공사비 절감, 생애주기비용 개선, 공기 단축 등을 고려해 입찰자들의 창의적인 기술제안을 유도해 견고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시설물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의 입찰이다.

이에 입찰자가 당초 예정되어 있는 관급자재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제안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관급자재 금액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도급금액(입찰금액)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입찰금액을 반드시 예정가격의 범위 내로 제한하게 된다면 위와 같은 기술제안입찰제도의 취지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박 의원은 지난 5년간 실시설계 기술제안 중 조달청이 총 7건의 공사에서 예정가격을 초과한 입찰을 낙찰사로 선정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입찰제도의 취지에 비춰 오히려 조달청이 적절한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입찰금액이 예정가격을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공사비 절감, 생애주기비용 개선, 공기 단축 등 기술제안입찰제도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면, 장기적 측면에서는 국가에 가장 유리한 입찰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계약법의 취지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입찰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예정가격을 초과했다는 문제만을 지적한 박 의원의 국감질의는 ‘예산 절감’만 강조하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예산 절감으로 인한 저가발주로 인해 공공공사에 적정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건설업계에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질의도 있었다. 박 의원은 국감에서 “한국은행에서는 낙찰사로 선정된 계룡건설이 전혀 기술 준비가 안됐고 아무리 봐도 계약 추진을 못하겠다는 게 한국은행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틀린 사실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은 계룡건설과 별관사옥 신축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과 동시에 착공했다. 계룡건설은 현재 지하공사에 돌입하면서 공사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 전반의 이해도가 떨어진 국감이라고 판단된다”며 “조달청에서 한은 별관 신축공사 관련 담당자를 징계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행정처리 자체가 지연된 점만 근거로 삼았어야 했는데 예정가격이니 시공중인 건설사의 기술준비가 부족하다느니 지적할 부분과 무관한 부분을 의견으로 제시한 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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