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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사들여 전세난 해결?...과거 실패사례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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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18 14:00:19   폰트크기 변경      
오늘 '임대주택 공급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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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임대료·시설 등 입주자 불만

재추진 땐 치밀한 대책 필요

 

정부가 전세대책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에서 빈 호텔 등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비슷한 방법을 통해 공급했던 임대주택이 대거 계약 취소로 이어진 바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만간 정부가 전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도심 내 비어 있는 주택이나 오피스텔, 상가 등을 사들여 전·월세를 공급하는 방법 중 하나다. 민간이 짓고 있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건축이 완료되는 대로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데 이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장사가 되지 않는 호텔까지 전셋집으로 바꿔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건립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은 소비자가 실제 입주할 때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려 당장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힘든 반면, 이미 완공된 건물을 이용하면 공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과거 비슷한 방법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했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채우지 못한 사례가 있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서울시는 종로구 베니키아호텔을 리모델링해 공급한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 당첨자를 발표했지만 당첨자 중 절반가량이 최종 계약을 포기했다.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은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첫 사례다. 지난 2018년 말 서울시가 업무용 건물이나 호텔을 청년주택으로 변경해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만든 이후 처음 적용한 것이다. 2019년 5월 호텔을 청년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을 허가한 이후 1년도 안 돼 입주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임대료에 더해 추가 비용까지 지불해야 해 계약 예정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 청년주택은 가장 작은 타입인 16㎡가 보증금 약 4000만원에 월세 37만원가량이다. 여기에 관리비 외 청소비와 가구 대여비 등의 옵션 비용도 내야 한다. 이후 논란이 일자 사업주는 옵션비를 제외하고 입주자를 모집했다.

또한 주택으로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시설도 미처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입주자를 모집했다. 방엔 기존에 호텔에서 사용하던 카펫과 탁자가 그대로 놓여있었고, 호텔처럼 보일러가 아닌 난방기를 이용하는 구조였다.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엔 바닥을 마루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했지만, 지금도 지역민 커뮤니티엔 입주자들이 다가오는 겨울을 걱정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당시 사업자와 서울시 사이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안다”며 “도심 내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바꿔봤자 1~2인가구가 사는 원룸밖에 공급하지 못한다.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질 좋은 임대주택’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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