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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이중ㆍ삼중 ‘족쇄’… 소상공인까지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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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12 18:21:28   폰트크기 변경      
산안법 양형기준 강화 파장

중대재해처벌법 이어 ‘설상가상’

사업주, 안전의무 미이행으로 사고

권고 형량 2년~5년으로 대폭 높여

재발땐 가중처벌, 공탁 감형도 없애

소규모 사업체까지 광범위 적용

 

 
 



앞으로는 사업주가 안전ㆍ보건조치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하면 최대 징역 10년6개월까지 선고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따라 산업재해 발생 시 기업들이 이전보다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 상황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의 양형까지 대폭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과실치사상ㆍ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정안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의 양형기준 설정 범위를 확대하고, 형량 범위를 대폭 올리는 내용이 골자다. 수정안에 따르면, 안전ㆍ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권고 형량범위를 기존 징역 10월~3년6개월에서 징역 2년~5년으로 대폭 높였다.

죄질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까지, 다수범이거나 5년 내 재범을 저지른 경우에는 최대 징역 10년6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특히 양형위는 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인자에서 ‘상당 금액 공탁’을 감경인자에서 삭제해 공탁을 이유로 감형할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 산업재해가 발생한 이후 사업주가 거액을 법원에 공탁해 처벌을 줄이려는 관행에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산업재해 발생 시 ‘사후 수습’보다는 ‘산재 예방’에 중점을 두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양형위의 설명이다.

또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와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형을 가중하도록 했다.

반면 자수나 내부 고발을 통해 범행의 전모를 밝히는 데 기여한 경우를 특별감경인자로 정했다. 산업안전보건범죄 특성상 범죄에 가담한 사람의 수사 협조가 범죄 전모를 밝히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유다.

수정안은 의견조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3월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며 연초부터 중대재해법이라는 암초에 부딪힌 재계는 거의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한국경제연구원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중대재해법 통과 등 최근 분위기에 편승해 무조건 양형을 강화하는 것은 아쉽다”며 “산업안전 사고와 관련한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는데 양형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고 추진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인식 고용노동정책팀장도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보다는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산재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기업들이 과도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법원이 합리적인 양형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산업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소기업계도 중대재해법 국회 통과에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의 양형기준까지 상향 조정된 데 대해 당혹감을 나타냈다. 중대재해법 적용에는 소상공인이 제외됐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범위에는 소상공인이 모두 포함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지켜야 할 의무가 1000개가 넘는 상황에서 양형기준까지 강화돼 안타깝다”며 “중소기업은 대표가 모든 업무를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 나쁘거나 과실로 직원이 사망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법에 의해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법조계에서는 결국 사전적 예방 조치인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경영) 강화를 통해 기업 내부의 산업안전ㆍ보건 관련 원칙과 절차 수립만이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율촌의 중대재해처벌법 TF 소속인 정유철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안전ㆍ보건조치의무 주체가 사업주로 한정된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안전ㆍ보건확보의무 주체가 사업주 이외에 경영책임자 등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실제로 근로자 사망사고가 일어난 경우 두 법의 적용을 모두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의 양형기준이 대폭 강화된 데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재해 처벌 규정에 ‘1년 이상의 징역’으로 하한형을 명시하고 있어 사업주 등이 가중처벌받게 되는 셈”이라며 “이에 따른 상승 작용으로 기업들의 리스크가 더욱 커진 만큼,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해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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